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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피아노 - 김진영books 2020. 5. 6. 20:31
아침의 피아노 - 김진영 아침의 피아노
저자 : 김진영
출판사 : 한겨례출판사
출판일 : 2018.10.05
완독일 : 2020.05.06
그러나 사랑은 한 단계 더 높아져서 정신이 되어야 한다. 정신으로서의 사랑.
사랑은 정신이고 그럴 때 정신은 행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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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은 옥중 편지에 썼다.
"내 마음을 고백하자면 저는 죽기를 소망합니다. 그런데도 저는 그 소망을 뒤로 미룹니다. 그건 여러분들이 아직도 나를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고 보니 나도 언젠가 강의에서 말했었다. 나를 위해 쓰려고 하면 나 자신은 너무 보잘것없는 존재라고, 그러나 남을 위해 쓰려고 할 때 나의 존재는 그 무엇보다 귀한 것이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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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너무 무거운 건 이미 지나가서 무게도 없는 것들에 대한 미련 때문이었다. 너무 가벼운 것 또한 아직 오지 않아서 무게 없는 것들에 대한 욕망 대문이었다. 모두가 마음이 제 무게를 잃어서였다.
제 무게를 찾으면 마음은 관대해지고 관대하면 당당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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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는 장세니스트들에게 가장 불온한 죄악이었다. 그건 신만이 아니라 자기에의 신뢰를 잃어버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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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산책. 또 꽃들을 들여다본다. 꽃들이 시들 때를 근심한다면 이토록 철없이 만개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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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껏 지나치게 감정주의자였다. 그래서 대부분 감정이 원하고 시키는 대로 행동해왔다.
그러나 행동은 감정의 시녀가 아니라 오히려 주인이기도 하다.
새로운 감정이 필요할 때 행동이 감정을 가르치고 인도해야 한다. 그래야 감정의 균형이 잡히고 길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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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나쁜 습관 중에는 오래된 결정주의도 있다. 모든 일을 이미 결정된 것으로 규정하고 받아들이는 습관. 이 습관을 버리지 못한 탓에 나는, 삶의 다반사들이 일어나고 진행되면서 거의 필연적으로 발생하기 마련인 예외와 우연의 사건을 믿지 않는다. 그러나 삶 속에 그렇게 미리 결정되고 예정적인 것은 없다. 길은 언제나 곡선이다. 길을 가다 보면 다른 길이 기다리고 또 만들어진다. 그것이 생 스스로 가는 길이다. 생은 과정이지 미리 결정된 시스템이 아니다. 결정주의라는 선취된 오류의 습관으로부터 벗어나는 일이 필요하다. 이 오류의 자리에 희망을 앉혀야 한다. 희망은 어디에나 있고 발생한다. 이 희망의 진실에 대한 확신이 지금 내게 절실한 미덕이다. 그러니 희망을 노래하자. 비타 노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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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한 판단과 과감하고 빠른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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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판단 자체를 잘못하고 있다. 모든 것들이 잘되어가고 있다. 나는 그 상황의 행로를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나는 자주 멈추고 의심하고 뒷걸음질을 친다.
상황의 사실과 내 오류의 판단 사이에 벌어진 어이없는 격리, 오랜 무기력은 이 본질적 착각의 결과다. 깨어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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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늘 자기를 객관화 할 줄 안다. 그래서 늘 자기에게서 머물고 자기를 지킨다.
나는 늘 나를 주관화한다. 그래서 늘 내게 머물지 못하고 나를 지키지 못한다.
나는 분명 그보다 더 많이 공부했지만 스승은 내가 아니라 오히려 그다. 부끄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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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오해하고 있다. 나를 제대로 이해하는 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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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마음이란 무엇인가. 그건 내부에만 거주하는 것이 아니다. 그건 외부로의 표현이다. 사랑의 마음, 그건 사랑의 행동과 동의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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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존재 자체가 축복이고 그래서 사랑받을 자격이 충만함을 알게 하고 경험케 한 부모님에 대한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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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오직 않은 것은 힘이 없다. 지금 여기가 아닌 것은 힘이 없다 지금과 그때 사이에는 무한한 지금들이 있다.
그것들이 무엇을 가져오고 만들지 지금은 모른다.
나는 하루를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흘려보내기만 했지 이렇게 깊게 성찰했던 때가 있었을까?
책의 마지막으로 갈 수록 느껴지는 삶에 대한 애착이 슬프다.
"사랑에 대해서, 아름다움에 대해서, 감사에 대해서 말하기를 멈추지 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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